<<인호유정카이>> 

키워드 : 좋아했던 너

그렇게 생각한 때도 있었어. 저놈이 날 좋아하나. 하는 생각 말이야. 남은 주스를 입안에 털어 넣은 백인호는 킬킬대며 유정을 손가락질 했다. 가운데에 앉은 카이토는 굳어가는 유정의 얼굴을 느껴가며 어설프게 그렇구나, 하고 난처하게 웃었다. 유정이 들고 있던 캔은 곧 찌그러지기 일보직전으로 얼그러지고 있었다. 

“워낙에 질투를 해서 말이야.”
“말도 안 되는 소리 지껄이지마.”
“말이니까 지껄이지. 그치 카이토?”

절 끌어들이지 말아주세요, 두 분의 과거 이야기는 같은 시간을 보낸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서로 다르게 말씀하시니까. 카이토는 최대한 중립을 유지하면서도 유정이 손에 든 캔을 인호의 얼굴에 던져버리진 않을까 두근거렸다. 오늘 저녁에 함께 들어갈 유정의 눈치와, 내일 레슨으로 만날 인호의 사이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엄청난 기운이 쏟겨졌다. 여전히 교살스럽게 킥킥대며 다 먹은 캔을 쓰레기통에 던져 넣고는 웃음을 뚝 그쳤다.

“다 옛날일이지. 좋아하기는 개뿔.”

Posted by michu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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