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글입니다.........할말이없슴...

고치려다가 읽을수가 없어서 걍올립니다 보고싶으셨다니 놀라워라

진짜 막장 오피스물....



 

 

 

 

나른한 오후의 사무실에 젊은 회사원들의 장난기가 가득찼다. 보카로상사라는 약간은 우스운 이름의 그 회사는 삼십년 전쯤에 작은 무역 상회로 시작했다가 현재는 영업팀만 3개가 생긴 중견회사로, 업무능력이 가장 좋은 순서라고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영업1부에는 장난기 가득한 사원들의 표적이 되고야 마는 만년과장. 햇수로는 입사 칠년차로 꽤나 잔뼈 굵을 듯한 년수지만 업무능력은 삼년차에서 성장을 멈춰버린 카이토 과장님이 있다.

그는 높은곳에 올라가고자 하는 욕망도, 그 욕망을 받춰줄만한 능력도 부족한 그저 그런 사원이였지만 오후 네시의 나른한 사무실에서는 항상 그가 주목되곤 했다.

그시간 쯤에는 항상

 

" 카이토 과장님 "

 

하고 나즈막하니 앞앞 자리에 앉은 과장을 부르는 얼굴에 '화가 나지만 참고있습니다' 라고 써둔듯한 표정을 지은 영업1부의 부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원들의 뒷담화에서 빠지지 않는 영업1팀의 부장님은 외모, 키, 몸매, 능력까지 하나도 빠지지않는 엘리트로, 입사 3년만에 과장, 그리고 5년차인 현재는 한 부서를 이끄는 부장자리를 떡하니 꿰차고 앉았다. 낙하산으로 앉은것도 아니고 순전히 그의 노력과 능력으로 올라간 자리므로 사원들은 부러움이 섞인 볼멘소리를 하곤 했다. 어떤 프로젝트도 완벽하게 성공시키는 그의 하나밖에 없는 두통유발자는 책상에 처박고있던 고개를 번쩍 들어 그를 쳐다보고, 벌떡 일어나 그의 자리로 다가왔다.

 

 " 네? 네에 부장님 부르셨나요... 올려둔 보고서는 받으셨습니까? "

 

사무톤에 어울리지않는 아름다운 중저음이 가늘게 떨렸다. 항상 있던 일이지만 역시 혼나는건 익숙해 지지 않았다. 게다가 자기보다 나이도 어린 부장이라니! 게다가 왜이렇게 비쩍마르고 힘없는 자신과달리 자신감넘치고, 또 몸매도 남자답고.. 분명히 저 살짝 달라붙은 와이셔츠 안에는 식스팩들이 으쌰으쌰하고 있겠지? 하고 자신의 가는 손목에 힘겹게 매달린 큰 시계를 시간이 보이도록 돌렸다. 몇분 혼나는지 재야겠다 이번엔.

 

" 받았으니까 부르는거겠죠? 하 ..뭡니까 도데체? 제가 과장님께 어려운거 부탁드렸습니까? 3분기 결산한거 정리해서 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회사 일이년다니시는것도 아니신분이 매번 왜이러십니까 도데체 어째서 이런걸 주시는겁니까 ... 저는 결재를 하고싶은거지 서류를 다시쓰고싶지 않습니다. 과장님도 부하직원들 시키신거 아닌가요? 제가 대리분들 바로 시켰을때는 좋은결과물 받은것으로 기억하는데, 어째서 과장님 손만 거치면 이런게 나옵니까? 뭘 손대셨어요? "

 

 

" 아니 조금 편하게 보시라고 프로그램으로 손봤을 뿐입니다만 ... 보시기 어려우신가요? " 하고 호소하는 말투의 과장의 눈에는 초롱초롱하게 물기가 젖어있었다. 서른 두살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동안의 그는 스스로를 아저씨처럼 보이기 위해 멜빵을 하고 다니는 과거패션을 주로 했지만 그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 눈에는 그냥 귀여워라고 멜빵을 하셨나-하는 생각을 일으킬 뿐이였다.

 

" 어! 려운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모르겠습니다! 제가 퇴근하기전에 당장 다시 만들어주세요. 제발! "

 

더 혼내고 말하고 정말 아주 그러고 싶지만 시간이 없으니까요, 당장 자리에 돌아가서 이거 제가 이해할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주세요. 아시겠어요? 로 끝. 평소라면 이십분은 잡아먹었을텐데 오늘은 정말 시간이 없으니까 속전속결로 짧게 끝났다. 과장님이 혼나는 시간동안 나머지 직원들은 고개를 모니터에 처박고 사원채팅을 열어 야 오늘은 몇분이나 하려나? 를 시작으로 약간의 비웃음을 담은 대화를 했다. 그러나 나머지 사원들 모두 과장님의 능력이 낮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오늘 엄청나게 퇴짜를 받은 그 문서도 자신들이 먼저 확인했을때는 보통의 문서였다. 문제는 부장님의 눈에는 쓰레기로 보인다는 것이지, 너무 완벽주의자니까 그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것이겠지, 또

부장님의 업무에 대한 완벽성 추구는 항상 과장님을 야근으로 몰아넣는 주범이 되었다. 그러나 모든 회사원들이 공감하듯이 야근을 한다고 해서 문서가 갑자기 황금빛 찬란한 문서로 탈바꿈해 주는건 아니였다. 야근에 찌들어 안그래도 작은 체구가 쪼그라들것같은 과장님을 부장은 또 후라이팬에 볶듯 들들들볶아댔고, 결국엔 자신이 손을 대고나서야 만족을 할수있었다.

 

' 나같으면 부장이랑 한판 싸우고 회사 때려친다 ' 가 부하직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였다.

그렇지만 '카이토과장님은 절대로 그러지 않을꺼야' 란것도 공통된 의견이다. 착하다 못해 순해 빠진인상의 그는 인상 그대로의 사람이니까,

이렇게 혼나고나면 풀이 죽어 울듯한 얼굴로 모니터를 십분쯤 그냥 쳐다보다가, 깊은 한숨을 쉬고는 다시 고쳐지지 않는 보고서를 이리저리 구색맞춰 낑낑대며 고쳤다.

왠지 과장님이 계속 풀이 죽어있으면 다른 사원들은 그것을 풀어주고 싶은 욕구에 휩싸였다. 그것은 모성본능과 비슷한 성질의 것 같았다. 파란빛의 머리가 덥수룩하게 부시시한 과장님은 혼자사는 티를 팍팍내고 다니는 불쌍한 사람인데다가 풀이 죽으면 초롱초롱하던 물빛색 눈이 그렁그렁하게 빛을 잃었다. 그리하여  항상 부서의 분위기 메이커를 하는 비서겸 잡무를 해주는 미쿠가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과장님께 코코아를 가져다주며

 

" 에이이 과장님! 힘내요 힘! 우리 맛있는거 사먹을까요? " 하고 생글생글 간식타임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항상의 영업1부 였으나, 오늘은 이 시나리오에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미쿠가 과장님께 코코아를 갖다주기 전, 신문물에 관심이 많은 젊은층의 한 사원이 핸드폰에 재밌는 어플을 받았다며 모두를 불러모은 것이다.

처음엔 주위의 몇명만 관심을 보일 뿐이였지만 넉살 좋은 그중 하나가 " 과장님! 거기서 잉잉대지 마시고 이거 한번 해봐요 우리 " 하고 손짓했고, 부장또한 이러한것에 관심이 없는것은 아니였으므로 은근슬쩍 그들 뒤에 서서 곁눈질로 어떤 어플인지 살폈다.

 

" 이게 뭐에요? "

 

한 여직원이 스마트폰 화면속 동그란 다트판을 보고 물었다. 다트판을 터치하니 빈칸이 뜨면서 [벌칙입력] 란과 [사용자명]을 적는곳이 나타났다.

사원은 자랑스럽게 요즘엔 복불복도 다 스마트 하게 할수있는것이라며 신이나서 마구 입력하기 시작했다. ' 간식사기 ' ' 야근 하루 대신권 ' ' 회식쏘기 ' 등의 귀여운 것에서 부터 '남자일경우 상의탈의 여자는 섹시한 포즈" 와 같이 정말 저것만은 걸리면 안되겠다고 생각하는 것들또한 선택지에 있었다. 

 

" 이거 진짜 넣을꺼야? 대리님 몸 자신있나봐? " 하고 깔깔웃는 여직원들은 은근히 저 선택지가 몸좋은 부장님이 걸렸으면- 하고 생각했다.

무뚝뚝하고 여사원들에게 친근한 말 한마디 해주지 않는 부장이였지만 그런것또한 잘생긴 그에게는 매력으로 작용했다. 이기회에 눈호강이나 하자싶은 그녀들의 마음이 두근두근뛰었다.

그리고 뒷편에서 스마트폰이 뭔지, 어플이 뭔지도 헷갈리는 과장은 신기한 눈빛으로 까치발을 서서 화면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앞줄의 직원들이 마음대로 벌칙을 적고, 부서사람들의 이름을 적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흔들어 다트가 돌아가게 했을때 모두는 조용히 그 다트판이 멈추는것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사람들이 조용해지자 그제서야 과장님은 폰화면을 제대로 볼수있었고, 때 마침  '남자일경우 상의탈의 여자는 섹시한 포즈"가 서서히 속도를 늦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 .. 과장님.. "

 

" 네? 누가걸렸나요? 헉..."

 

 

 

 

 

 

*

 

 

 

 

" 옷벗고 오겠습니다 ... "

 

 

회사 다닌지 칠년, 옷을 벗기기 전엔 절대 옷벗을 생각은 없다며 다짐했는데 문자 그대로의 상황이 펼쳐진것이다.

과장님은 화장실에서 와이셔츠를 벗으며 온갖 생각에 휩싸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평소에 운동이나 좀 해둘껄, 그럴 시간도 없지만. 일부러 와이셔츠 큰 사이즈로 입고다니는거 이제 끝이구나.. 그나저나 젖꼭지는 어떻게 해야하지? 방송같은데선 반창고로 가리던데. 그건 개그프로였나,

이걸 여직원들한테 보여줄수도 없고, 내나이가 서른둘인데 ... 이젠 결혼은 정말 물건너 갔겠다. 그냥 화장실로 달려오지말고 그자리에서 남자답게 휙 벗는게 좋았을까? 하지만 멜빵이 있으니까 그렇게도 못했을꺼야. 정말 .... 못났다, 나

 

화장실과 가장 가까운 쪽이라서 천만다행이야. 라고 생각하며 과장님은 벗어든 와이셔츠로 몸을 가려들고 쭈뼛쭈뼛 문을 열었다.

과장님이 없었던 십분동안 다른 룰렛을 돌려정해 놀이는 끝난상태였다. 모두 제자리에앉아 과장님이 들어오기만을 눈치껏, 업무를 하는 척 하며 문가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사원들의 카페채팅은 웃는이모티콘의 행진이였다. 부서에서 가장 나이많고, 가장 벗어서는 안되는분이 상의탈의라니!

부장님 조차도 일하는 중간중간 자신의 옆통로에서 언제 과장이 들어올까 내심 기다리는 눈치였다.

 

" 저 ... 이거 몇분동안 하고 있어야 하는거에요? "

 

하고 벌개진 얼굴의 카이토과장이 들어온순간 모두는 과장님의 허여멀건한 피부색에 놀라고, 커다란 와이셔츠안에 숨겨져있던 유실한 몸매가 너무나 여러보여서 쳐다보질 못했다. 차라리 배불뚝이 아저씨라면 하하하웃으며 놀려먹을텐데,  그리고 나름의 방책이라고 생각해간것이

 

" 과..과장님, 그 포스트잇은 뭡니까? "

 

어째서 이렇게 예의가 바른겁니까..하고 묻고싶을 정도로 예의바른 포스트잇 두장이 판판한 가슴 두곳에 붙여져있었다. 게다가 죽어도 빼먹지 않는 멜빵도 하고있는데다가 넥타이는 왜 하고 계신건지. 정말 과장님다운 상의탈의세요 .. 라고 게임을 주도한 사원은 생각했다.

부끄러움에 얼굴을 와이셔츠로 가린 과장님이 자기자리에 앉아서 경직된 자세로 눈을 굴렸다. 어느타이밍에 옷을 입어야할지 맞추지 못한것이다.

여직원들이 " 어머 과장님! 살좀 찌우셔야겠어요, 허리가 나보다 얇아, 부럽네요~ " 하고 칭찬아닌 칭찬을 했다.

남자 사원들은 모두 난생 처음느끼는 이상야릇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중이였다. 어째서 저런데에 침이 넘어가는거지, 상대는 나이도 많으신 아저씨인데. 그런데 ....

 

' 하의벗기도 추가할껄 이란 생각이 떠나질 않아 '

분명히 저 마른다리와 허벅지라면 한번 해보고 싶기도 한걸까-하고 발기하기 일보직전의 누군가가 딴생각을 하기위해 노력했다.

얼른 집에가서 자위해줄테니까 잠시만 참으렴, 하고 스스로 주문을 걸었다. 자위대상으로 나이많은 상사를 삼는다는건 흔하지 않은 일이였으나, 지금의것을 본이상 영 무리도 아니다. 여자보다 더 야한몸에 틀림없다.비쩍마른 어깨에는 여자보다 깊고 넓은 쇄골이 키스한번 해보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켰다. 남성성의 상징이라는 치골조차 과장님에게서는 여성의 유선함이 들어있었다.

 

자리에서 고개숙인채로 있던 과장님이 발그레한 얼굴을 살짝 들여올려 휙휙하고 주위를 살폈다.

나름대로 이제 옷을 입겠다는 신호를 보낸것이다. 그리고 접어두었던 와이셔츠를 활짝 펴기위해 팔을 들었다.

 

" 과장님 " 하고 부장님이 나즈막히 과장을 불렀다. 그의 얼굴에 미세한 미소와 홍조가 있었다. 그에게도 이장면은 남기고싶은 명장면임에 틀림없다. 그저 멍하니 쳐다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 네? 아유, 보기 민망하네요. 어서 옷입겠습니다. " 하며 과장은 슬슬 웃어보였다.

 

" 이리 와보세요 옷입으시지 마시고 " 하고 부장은 손짓했고, 과장님은 와이셔츠로 가슴팍을 가린후 쭈뼛쭈뼛하게 부장의 책상옆으로 걸어갔다.

여전히 카이토과장의 얼굴은 사과같이 빨개져있었고, 여자만큼 하얀몸은 흰 도화지 같이 창백했다.

영문모르는 과장님이 음? 하는 찰나 부장은 싱긋웃으며 유성매직으로 도화지같은 배에다가

 

[ 다음부터 보고서 제대로 써오세요 ] 하고 낙서를 했다.

 

유성매직이 차가웠는지 과장님은 " 흐익, 뭐.. 뭐하십니까 부장님 .. " 하고 반항 축에도 끼지못할 반항을 했고

이상황은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앉아있던 다른 부하직원들이 모두 충격받은 얼굴로 눈을 커다랗게 뜨고 부장님의 책상쪽을 쳐다보았다.

선명하게 대비되는 색깔의 낙서는 형광등 빛에 비쳐 더욱 두드러져 보였다.

한순간에 낙서장이 되버린 과장은 충격에 울먹거리며 와이셔츠를 서둘러 입으며

 

" 부..부장님 이게 무슨 짓이십니까 .. " 하고 손을 낙서자국에다 얹고 고개숙였다. 사원들은 드디어 과장님이 우는 날이 오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반면에 아무렇지 않은듯한 부장은 기분좋은듯 싱글싱글웃으며 낙서도구였던 매직을 한손으로 빙그르르 돌렸다.

 

" 과장님이 하~도 제말을 못 알아들으시는것 같길래요, 몸에다가 써드리면 기억하실까 싶어 한번 적어봤습니다. 이제 보고서 잘 써오실것같네요

그리고 와이셔츠 한치수 줄이셔야겠어요, 옷에 파묻히실라- 다른분들 뭐하세요? 얼른 일하시지 않고, 오늘 집에 안가고싶습니까? "

 

과장님은 어짜피 못갈것 같지만요. 그죠?

옷좀 줄이세요, 이만큼이나 남다니-하고 과장님의 어깨쪽의 남은 천 부분을 손으로 흔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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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chu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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